Hermes Wanderland review by Stephanie 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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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 Wanderland Exhibition

 

 

런던의 사치 갤러리, 그곳에 도착하면 Wanderland라는 새로운 세상이4월 9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펼쳐진다. Wonderland가 아닌 Wanderland? 오타가 아니다. 배회하다는 뜻을 가진 wandering인 실재로 이 전시의 주제인 Flaneur , 즉 산책자들의 세상이다.

 

Flaneur 라는 지극히 빠리지앵적인 이 개념은, 19세기 중반 빠리의 아케이드를 어슬렁거리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도시 속 사람들을 상징한다. 까페에 앉아 빠리의 변화된 도시를 주목하는 부르주아의 시선을 상징하기도 하는 한편, 고독을 즐기는 보헤미안 더 나아가  근대적 자유시민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들은 프랑스대혁명 후에 봉건적 신민이 아닌, 그들만의 심미적 감각을 가진 빠리의 시민이자 지금 동시대의 세상을 관조하는 산책자들이다.

열한가지 룸을 거닐며 관객들은 곳곳에 숨겨진 산책자를 만난다.

마술사, 페인터, 시인? 그들의 신분은 숨겨져있는 오브제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방에서는 영화 속 산책자들이 우리를 맞는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강에 돌을 던지는 오드리 토투의 얼굴이 반갑다.

 

두번째 방은 5가지 18세기의 지팡이들이 있다. 이는 모두 에밀 에르미스 콜랙션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촛불이 켜지는 지팡이, 누르면 혓바닥을 메롱 하고 내미는 말 머리의 지팡이 등 이들의 기능은 함께 전시되는 작은 영상을 통해 드러난다.

 

이어 옷장의 모양을 한 거대한 문을 열면, 켈리백 컬렉션을 모으고 에르미스 스카프가 가득한 여주인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녀의 남편의 방이 관객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펼쳐진다.   마치 홍해를 가르듯 반토막난 방은 커플의 말다툼을 나타내듯, 남자의 방 테이블 위에는 전기톱이 있다.

방을 하나씩 지나갈 때마다 에르미스 콜랙션과 미디어아트가 합쳐진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며,  그 사이 사이로 수수깨끼와도 같은 질문들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샴페인 글라스를 엮어 만든 촛대, 느닷없이 나타난 우체통, 마르셀 프로스트와 버지니아 울프가 수신자인 편지 봉투, 까페에서 카드게임을 하다 자리를 막 떠난 듯한 테이블 위에는 두고간 페인터의 빨렛트가 놓여있다. 빨렛트 안의 파란색 물감속엔 2인치의 조그만 바다가 펼쳐진다. 페인터의 눈에는 파란색도 그냥 파란색이 아닌 변화무쌍한 바다였나보다.  이뿐만이 아니다. 테니스채 모양의 엔틱 스타일의 약통 악세사리가 놓여진 테이블 위에 함께 놓여진 병을 들여다보면 테니스 코트가 영상으로 나타난다.

 

역사적인 오브제와 현대적인 디지털 이미지, 그리고 스트리트 아트인 그라피티가 뒤섞인 방을 지나면 지날 수록 마치 – 이말은 너무 많이 쓰여져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거니는 이상한 나라는 Wonderland가 아닌 Wanderland이다.

 

김승민 큐레이터